초상화를 그리기 위해 떠난 마리안느
마리안느는 화가인 아버지의 가업을 물려받은 여성 화가입니다. 그녀는 그 시대 여성들과 달리 직업을 갖고 있기에 결혼과 사회의 관습과는 얽매이지 않은 자유로운 예술가입니다. 그녀는 어느 날 백작부인에게서 자신의 딸이 결혼을 할 수 있게 이탈리아의 가문에 초상화를 보내고 싶다고 마리안느에게 그림을 그려줄 것을 부탁했습니다. 마리안느는 배를 타고 섬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백작 부인의 저택은 파도가 거세게 몰아치는 절벽 위에 위치해있습니다. 백작부인은 딸이 결혼을 하는 것을 원하지 않기에 초상화를 그리는 것을 거부해왔다고 말합니다. 딸인 엘로이즈의 초상화를 그리기 위해서는 그녀와 함께하는 일상 속에서 몰래 그녀의 얼굴을 보고 스케치를 해야 된다고 당부합니다. 백작부인은 딸에게 마리안느를 화가가 아닌 산책 동무 정도로 소개했습니다. 엘로이즈의 시종인 소피는 마리안느에게 얼마 전 엘로이즈의 언니가 절벽에서 뛰어내렸다고 넌지시 말해주었습니다. 마리안느는 엘로이즈를 따라 산책길을 나서고 엘로이즈가 갑자기 절벽을 향해 뛰어가자 당황해서 쫓아갑니다. 그러나 엘로이즈는 거센 파도가 몰아치는 바다를 향해 시선을 두고 있을 뿐입니다. 이후 마리안느는 낮에 본 엘로이즈의 모습을 기억해 밤에 스케치를 시작합니다. 마리안느는 시간이 꽤 흘렀지만 초상화의 얼굴을 완성하지 못했습니다. 이후 백작 부인은 섬을 떠나 육지로 가야 할 일이 생기고 마리안느와 엘로이즈 그리고 소피 만이 섬에 남게 됩니다. 그들은 마을 축제도 가고 요리도 같이 하고 즐겁게 시간을 보냅니다. 그런데 마리안느와 엘로이즈는 둘만의 시간을 보내게 되고 서로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엘로이즈는 이런 감정이 낯설어 도망가기도 하지만 그들에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에 후회하거나 망설임 없이 서로 사랑하게 됩니다. 마리안느는 엘로이즈를 아끼지만 그녀의 결혼 상대에게 보낼 초상화를 그려야 했고 결국 그림을 완성합니다.
인물들의 감정이 잘 느껴지는 영화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에서 등장인물들의 표정과 몸짓으로 전달되는 감정은 놀랍게도 뛰어납니다. 엘로이즈가 갑자기 절벽을 향해 달려나가는 장면에서 마리안느는 최선을 다해 그녀를 뒤쫓아가지만 따라잡을 수 없었습니다. 마리안느의 달리기에서는 그녀의 당황스러움, 두려움이 느껴졌고 엘로이즈의 달리기에서는 해방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수녀원에서 갇혀있었던 엘로이즈가 원치 않는 결혼을 해야 하는 상황을 달리기를 통해 자신의 감정을 분출해내는 모습이 여실히 느껴졌습니다. 또한 마리안느와 엘로이즈의 첫 입맞춤 장면에서 서로 주저하는 듯 주저하지 않는 모순이 느껴졌습니다. 첫 입맞춤을 하고 난 후 짧은 순간 엘로이즈의 흔들리는 눈동자가 그녀의 생각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축제에서, 초상화를 그릴 때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에서 대사 없이도 그들의 깊은 사랑이 고스란히 느껴졌습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인 비발디의 사계가 연주될 때 엘로이즈의 눈빛은 말할 필요 없이 훌륭합니다. 그녀의 눈은 음악이 시작되는 초반 멍해지며 생각에 잠긴 듯하였으나 이내 음악이 절정에 다다르자 눈빛이 빛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녀는 눈에는 눈물이 고이며 미소 짓습니다. 이 마지막 장면을 통해 엘로이즈가 마리안느와의 추억을 회상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결혼을 했어도 마리안느와 추억을 한 번씩 꺼내보며 그때의 감정을 느끼고 위안을 얻습니다. 마리안느와 엘로이즈가 함께한 시간은 짧았지만 그들이 감정을 숨기거나 회피하지않고 순간 순간 최선을 다해 서로 사랑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기존의 18세기 영화와 공통점, 차이점
이 영화는 기존의 18세기를 배경으로 하는 많은 영화들과 차이점이 있습니다. 그 시대에는 남성 중심의 가부장 사회였기에 여성들의 역할이 작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기에 그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들은 여자들이 많이 등장하지 않습니다. 이야기의 흐름은 대부분 남자들을 중심으로 빠르고 역동적이게 흘러갑니다. 그러나 이 영화는 여자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흐름을 이끌어 갑니다. 그러나 18세기 시대를 배경으로 영화를 만들었기에 마리안느와 엘로이즈가 겪는 현실의 벽 또한 볼 수 있습니다. 마리안느는 아버지의 가업을 물려받았으나 여자이기에 대회에 자신의 이름으로 그림을 출품할 수 없었습니다. 그렇기에 이미 돌아가신 아버지의 이름을 빌려 대회에 그림을 출품합니다. 그리고 엘로이즈는 그 시대의 많은 여성들과 같이 원치 않는 결혼을 해야 했습니다. 그녀들은 자신들이 처한 상황에서 도망가거나 맞서지 않고 어느 정도 타협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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